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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리뷰

[위로 드라마] 가족의 문제가 뭔지 알아? -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 추천/후기 + 명대사

호기심씨 2020. 6. 17.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 3회, 드라마 리뷰>

아는건별로없지만가족입니다

나만 힘든 걸까? 우리 가족만 이런 걸까? 

 

드라마를 잘 안 보던 내가,

우연히 보게 된 드라마.

 

바로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 라는 드라마였다.

 

조금만 더 어렸으면 스쳐 지나갔을

제목의 드라마였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은 가고 나이가 먹어감에 따라

내가 가지는 생각과 고민의 색은 점차 달라졌다.

 

 

요즘은 가족에 대한 생각과 고민들로

속앓이를 하거나 애를 태우는 일이 많아졌다.

 

모든 것이 내 뜻대로 되지 않는 게 가족이라던가.

 

내 마음을 몰라주고 속상하게 하는 것도

가족이고 내 삶이 불행하다고 느끼는 순간도

가족의 안녕과 관련된 문제였다.

 

동생과는 생각과 가치관이 달라 갈등이 이어졌고

부모님의 언행에 실망스러운 순간 또한 늘어갔으며

 

무엇보다 우리 가족이 살아가는 문제 그리고

점차 연로해지시는 부모님의 건강에 대한 염려가

나의 대부분의 시간을 불안케 했다.

 

우리는 오해와 상처를 안고 곪아 버렸다

 

이토록 나의 가슴을 옥죄이는 것이 가족이었던가,

나 어렸을 적에 예상하지 못했던 감정이

폭풍처럼 다가오는 요즘, 많이 지치고 힘들었다.

 

가족의 문제란 게 생각하고 고민해도

나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적었다.

 

가족도 엄연히 타인, 달라도 너무 달랐고

이해와 사과보다는 실망과 갈등이 누적될 뿐이었다.

 

결국 가까운 가족에게 더 솔직해지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졌고 헤아림보다는 오해 혹은

포기의 감정들로 마음을 갉아먹었다.

 

얼룩진 마음은 치유되는 대신,

오롯이 아픔이 되어 가슴속에 쌓여만 갔다.

그렇게 곪아 버린 세월이었다.

 

우리는 각자

말 못 할 오해와 상처를 안고 곪아버렸다.

 

경제적인 문제 또한 어떠한가.

돈은 곧 생계, 생존이었고 이는

가족 모두를 옥죄는 또 다른 고통이었다.

갈등의 원인이기도 했다.

 

얽히고설킨 가족의 문제는

결코 쉽게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란 걸

뼈 절이게 느끼는 나날이었다.

 

나 혼자 아무리 애를 써도 되지 않는 일...

그래서 요즘의 나는 슬프고 슬펐다.

가족만 생각하면 울컥해졌다.

행복보단 불행했다.

 

나만 힘든 걸까?

우리 가족만 이런 걸까?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갈까? 

 

아는건별로없지만가족입니다
photo by John Mark Arnold/Unsplash

내겐 공감과 위로가 절실했으니까

 

여러 가지 고민들로 복잡해지자,

아무 생각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드라마를 보기로 결정했다.

 

드라마 보는 한 시간만이라도

그냥 아무 생각하고 싶지 않아서...

단지 그 이유였다.

 

오랜만에 최신 드라마를 검색했다.

수많은 드라마 중에,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 라는 드라마 제목이 마음에 와 닿았다.

 

가족 생각에 지쳐있던 내게 이 드라마가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어줄 수 있을까..

 

드라마 속 그들은

어떻게 살아가는지 궁금했다.

 

어떻게 이 삶의 풍랑을 극복해나가는지

답을 조금이나마 얻고 싶었다.

 

그렇게 가족입니다를 시청하게 되었다.

내겐 공감과 위로가 절실했으니까.

 

아는 것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

세상에 가장 가까운 존재가 가족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아는 것이

별로 없는 것 또한 가족이다.

 

가족보다 지인 혹은 친구의 취향과 삶

그리고 생각을 더 잘 안다.

 

내 가족이 어떠한 감정을 가지고 살아가는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고 느끼고 생각하는지

우리는 잘 알지 못한다.

 

가깝기 때문에 주는 아픔은 그래서 더욱 컸다.

결국 이해는 오해가 되고 갈등의 골은 깊어졌다.

 

상처는 더 큰 가시가 되어 세월 속에 묵혀서

진뜩진뜩하게 굳어버린 것이다.

마치 드라마의 대사처럼 말이다.

 

"가족의 문제... 할 말을 안 하는 거야...

먼지처럼 그냥 털어내 버릴 수 있는 일을

세월에 묵혀서 진뜩진뜩하게 굳게...

그러다 빵 하고 터지는 거지"

 

드라마를 보면서

이 대사가 참 마음에 와 닿았다.

 

어느 날 빵 하고 터지기도

그리고 터질 것만 같은

나와 나의 가족을 들여다보는 것 같아서.

 

너무나 가까운 사이이기에

아이러니하게도 먼 사이,

 

우리에겐 솔직하게

진심을 전하는 일마저 어렵다.

 

가족에게 보내는 이해와

사과가 이렇게 힘든 줄이야.

 

좋지 않은 기억, 상처, 아픔을

가슴 깊이 묻어두기 바빴던 세월.

 

상처를 주고 더 아파하는 것

또한 가족이면서.

우리는 눈물겹게도

그렇게 함께 살아왔다. 

 

진심이 서서히 전해지면서 스며드는 공감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

드라마 속 주인공들도 그러하다.

드라마는 한 가정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젊을 때 아름답게 사랑했지만

나이가 든 현재, 오랜 갈등의 끝으로

졸혼의 위기에 놓인 부부와

 

각자 아픈 기억을 가슴속에 쌓아두고

바쁘게 현재를 살아가는 큰 딸, 작은 딸,

막내아들 다섯 가족의 삶을 그리고 있다.

 

부부는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되었고

딸들은 오랜 전의 다툼으로

사 년째 대면하지 않고 지낸다.

 

가까운 가족이지만 서로 생각이 다르고

이해하려 하지만 오해와 체념이 앞선다.

진심과 어긋난 언행이 이어질 뿐.

 

그들의 아픔 기억과 상처 역시

세월에 묵혀서 진뜩진뜩하게 굳어버려

서로가 서로에게 피로하고

힘든 존재가 되어 버린 것이다.

 

와중에 고된 삶을 살아가야 하니

지치고 또 지쳐버릴 수밖에.

슬프게도 나 하나 건사하며 살아가기 바쁘다.

 

주인공들에게 주변 사람들이 묻는다,

너의 엄마 아빠 언니 동생은 어떠하냐고.

그들은 잘 모르는데 라고 대답한다.

 

그 순간 그들은 깨닫는다.

결국 남은 잘 알면서 자신의 가족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다는 사실을.

 

드라마를 보면서 뜨끔했다.

나를 들킨 것만 같아서.

 

드라마 1회가 어느새 3회가 되었다.

내면에 감춰졌던 그들의 아픔,
진심이 서서히 전해지면서 스며드는 공감들.

 

그렇게 드라마가 내게 위로로 다가왔다.

3회까지 보지 못했지만

꽤 괜찮은 드라마라고 생각되었다.

 

먼지처럼 털어낼 수 있기를

 

졸혼의 위기 앞에 어느 날

아버지가 사라지게 되고,

그 날의 사고로 아버지의 기억이 상실되어

20대 청년으로 돌아가게 되면서

부부의 분위기가 달라지게 된다.

 

아내를 무시하고 비난했던 남편이

20대의 다정한 남편으로 돌아왔으니

졸혼을 간절히 원하는 아내는 당황스럽다.

 

남편의 사고로 사뭇 달라진 가정의 분위기는

가족 구성원의 감정과 생각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이서 부부와 딸들의 아픈 과거와

현재의 진심 어린 마음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하는데

앞으로 이 가족의 서사가

어떻게 이어질지 궁금하다.

 

얽히고 설킨 털 뭉치 같은 우리네의 가족이

세월에 묵혀서 진뜩진뜩 하게

굳어버린 아픔의 기억과 상처를

먼지처럼 털어낼 수 있기를 바란다.

 

더 이상 가족을 생각하면

어렵고 힘들고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진심이 있는 그대로 전해지기를 ...

모든 엄마, 아빠, 딸, 아들의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기를...

 

-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 3회를 보고서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유가 되신다면 소중한 공감 살짝궁 부탁드려요.

제게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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